티스토리 뷰
목차
제주 4일차 성산일출봉 문화관광해설사님께 전해들은 1년에 한번 열리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탐방길 소식을 듣고 황급히 거문오름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혹시 몰라 가면서 전화를 해 보니 오늘이 세계 유산축전 마지막 날이고 더이상의 추가 탐방은 불가능 하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거문오름은 상시로 탐방 할 수 있는것으로 알아 아쉬움을 뒤로한채 이동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2구간 용암의 길을 갈 수 있는것으로 확인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걸었지만 안내가 미흡한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단순한 미스커뮤니케이션이었던것으로 넘기고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탐방기를 적어봅니다.
먼저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개념을 잡는것이 중요한데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나뉩니다.
한국의 문화유산은 총 16개로
석굴암,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등이며
자연유산은 단 2개입니다.
'한국의 갯벌'이라는 명목으로
우리나라 4개지역의 갯벌이 묶여있고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명목으로
한라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이 묶여있습니다.
그 중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분출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지표를 따라 월정리 해안까지 흘러가는 동안 형성된 일련의 용암동굴 무리를 말하는데. 그로인해 벵뒤굴, 김녕굴, 많이 들어본 만장굴, 용천동굴 등의 동굴을 만들었습니다.
2024 세계 유산축전에서는 그 전체 구간을 4구간으로 나누어 1년에 단 한번 일반에 공개하는데 저는 그 중 2구간 '용암의 길'을 걸어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
관심 있는 사람들만 알겠지만 급하게 오다보니 해설사 예약을 할 수 없었는데 기회가 되면 꼭 해설사를 대동하여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도 와보지 않은 사람은 있겠으나 한번만 와본 사람은 없을 거라고 단언합니다. 이번 여행의 수확은 이러한 '세계유산축전'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크게 만족합니다.
전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할 자연 중 하나
저도 먼저 개념을 잡기 위해 전시실에 들렀는데 모든 세계 자연유산이 전시된것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형태의 자연유산들이 전시되었는데 이러한 곳들과 동등한 가치를 지녀 세계인이 함께 지키고 보존해야 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 되었다는게 신기하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보호의 명목으로 1년내내 탐방이 이루어 지지 않지만 그런 길을 잠깐이나마 걸어 볼 수 있다는게 두근두근 했습니다.
코스는 거문오름을 시작으로 용암이 간 길을 따라갑니다. 약 3시간이 걸리고 제주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우비를 챙기는게 좋고 물을 꼭 휴대해야합니다만 저는 마음이 급해 둘 다 챙기지 못했지만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세계유산축전 거문오름용암동굴계 탐방로 2구간 용암의 길
탐방 등록을 하고 별도의 해설사 없이 걷기 시작합니다. 아내와 매우 들뜬 상태로 걷는데 날이 살짝 불안하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안내받은대로 걷다보니 표지판이 나옵니다.
앞서 설명드렸던 거문오름용암동굴계 형성과정과 탐방안내문인데 전 인류가 함께 지키고 보존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므로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달라는 당부.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된다.
진정한 비밀의 숲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울창한 숲길이 나오는데 마치 원시림같은 으스스한 느낌이다. 일반에 공개를 하지 않기때문에 길이 있지만 자칫하면 잃어버리기 일쑤인데 운영진들이 붙여놓은 띠를 보고 가까스로 길을 찾아간다. 사진과 글로는 표현 할 수 없는 진한 감동과 자연 자체에서 오는 좋은기운으로 그야말로 힐링이 된다.
길을 걷다보면 정말 용암이 지나가면서 굳어진것만 같은 멋진 길들의 연속입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니 온 사방에 생명이 가득합니다. 식물들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사슴(인지노루인지) 개구리 뱀 그리고 정체모를 짐승들의 발자국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곳은 말 그대로 '자연'인데 이러한 자연이 가득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생물다양성
한참 걷다보니 숲생태가 바뀝니다. 원시림같은 혼재되어있는 구간을 지나자 전나무 군락이 나오는데 정말 시원시원하고 딱 보아도 건강하게 자라고있습니다. 땅도 푹신해서 걷기 좋은 구간이었고요. 15/25구간정도 되었던것 같습니다. 우연히 땅을 보다가 발견한 작은 씨앗이 있어 봤더니 싹이나고 땅과 연결이 되어 뿌리내린 모습입니다.
이런 작은것들이 느리지만 큰 식물이나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룬다는게 참으로 신기하고 감동적입니다.
늪지
거의 마지막구간에서는 군데군데 늪지도 있습니다. 탐방이 종료되면 다시 동물들이 이곳에 와서 목을 축이겠지요. 마지막 구간은 큰길에서 진입이 비교적 쉬운 구간이기에 덕천리 주민들이 세워놓은 간판도 보입니다. 다양한 동,식물체가 공존할수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적혀있는데. '무엇을 하지 마시오'보다 많은 생각을 던져줍니다.
약 3시간에 걸쳐 2구간 용암의 길을 완주하고 시간별로 운영되는 셔틀버스를 타고 거문오름으로 돌아왔습니다. 거의 마지막 탐방객이었기때문에 3시간동안 숲에 저와 아내만 있었는데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음 세계유산축전은 꼭 시일에 맞춰 방문해서 모든 탐방로를 해설사와 함께 돌아보고 싶습니다.
제주에서 꼭 가보아야 하는 곳은 어디일까 모두가 가볼만한 곳으로 맛집이나 멋진 카페를 찾고 그것이 틀린건 아니지만 제주도라는 화산섬이 세계유산이라는 점을 알고 그 세계유산을 유산으로서 탐방해보는 것이 조금 더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 해봅니다.
대부분은 제가 걸었던 길을 탐방 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니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러한 지식적 배경을 가지고 거문오름이나 성산일출봉 또 해설사가 있는 한라산 구간들을 탐방 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24.11.12 - [분류 전체보기] -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인줄 몰랐던 < 제주 성산일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