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서울에서 손님이 오면 아침 혹은 점심으로 꼭 들리는 곳. 내게는 양양 1등 맛집인 '송월 메밀국수'를 방문했다. 이곳은 손님이 오지 않아도 아내와 함께 종종 들릴 정도로 좋아하는 식당이다. 그런데 오신 손님이 가보지 않았다면 맛보여주지 않고 헤어질 수 없기에 들러준다. 십중팔구는 좋아라 하고 신도가 되어 전도하기 시작하는곳.
간판이 잘 안보이니 잘 찾아가세요
네비를 찍고 가면 간판이 보이는데 초행자들은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구옥과 같은 느낌에 주차는 약 10대가량 가능한곳으로 성수기가 아니라도 주말엔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이 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눈을 돌려보자 어디에 눈을 돌려도 먼지한톨 없이 반짝반짝 윤이난다. 주인분들과 직원들이 관리에 엄청 신경을 쓰고 계시는 모양이다.
양양 송월 메밀국수 외부
주차를 하고 입구로 들어오면 바깥 마루자리가 보이는데 너무 덥거나 춥지 않은 시즌이면 이곳에 앉아 식사하기 참 좋다. 내가 방문했던때는 옥수수가 끝물일 철이라 수확한 옥수수를 저장하기 위해 말리고 있었는데 이집이 정말 부지런 하신게 언제나 때에 맞는 작물들이 어떤 모습으로든 손질되어 말려지거나 담겨져 있다.
직접 수확하고 손질한 작물을 팔기도 하는데 아는 분들은 식사만 하는게 아니라 양손 가득히 뻥튀기나 말린 나물같은것들 싸들고 가신다. 믿고 끝도 없는게 아니라 와보면 그 퀄리티가 신뢰가 가는데 말그래도 와서 보면 수긍이 될거다.
양양 송월메밀국수 메뉴
우리 부부는 항상 물메밀국수에 수육을 시킨다. 다만 사람이 많은날에는 순모두부와 막걸리까지. 오늘은 총 4인으로 물메밀국수, 수육, 모두부, 막걸리를 주문하였다. 일하시는 이모님이 같은 동네에 살아 반갑게 인사하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양양으로 이사 온 뒤에 평양냉면 집이 없어(지금은 한개 있음) 이곳에서 그 설움을 달래곤 했는데 물 메밀국수에 김가루 빼고 달라고 하면 묘~하게 평양냉면 먹는 느낌이 나서 참 좋다. 메밀이고 찬 국수여서 그렇겠지만 슴슴하면서 만듦새가 좋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송월 메밀국수 옥수수막걸리와 모두부
막걸리를 주문하면 1리터들이 옹기에 담아 주시는데 움푹한 주걱으로 떠서 먹는게 참 운치 있다. 운전하는 사람(불쌍한 사람) 빼고 셋이 반주로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막걸리는 안물어 봐서 모르겠지만 두부는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데 지금껏 먹어본 두부중에 가장 맛있는 두부라고 생각한다. 이건 단골들만 아는건데 두부 짜고 남은 콩물 달라고 하면 한대접 주시는데 그 맛이 또 기가 막힌다.
정갈하고 다양한 기본찬
기본찬도 참 다양하게 깔리는데 장까지 직접 만들어 사용하신다고. 반찬이야 그냥 반찬이지만 메인인 막국수와 시너지가 나는 무김치와 무말랭이 그리고 수육과 참 좋게 어울리는 각종 장과 새우젓 마늘 두부와 또 기막히게 어울리는 부추 등 젊은사람들이야 반찬 잘 안먹지만 어른들 데려오시면 칭찬이 자자~하다.
수육 한접시
고기뿐만 아니라 접시도 따땃하게 나오는 수육 바로바로 삶는게 아닐텐데 어떻게 이렇게 촉촉하게 유지하는지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 아내와 방문하면 기름 많이 붙은곳으로 달라고 요청을 드리는데 지인들과 같이 와서 그냥 입 다물고 있었다. 메밀국수 먹을때는 지방이 어느정도 있어야 더 시너지가 난다.
돼지고기 지방은 소지방보다 몸에 나쁘지 않다 (물론 과하면 모든지 독이겠지만) 난 좀 지방사랑이 과한편이라 5:5정도는 되어야 맛있는 고기로 치는데 특히 삶은 고기는 더 그렇다. 그래도 뭐 적당한 부위가 와서 다행이고..
송월 메밀국수
사진 먼저 예쁘게 찍고 먹었어야 했는데 이 맛이 그리웠는지 정신없이 한젓갈 먹고서 찍어본다. 굵지도 얇지도 않은 적당한 굵기의 면발과 멸치와 무를 베이스로 낸 육수가 아주 감칠맛이 난다. 앞서 얘기한대로 김가로 깨가루 빼고 달라고 해서 먹어보면 묘하게 평양냉면같은 느낌이 난다. (물론 평양냉면은 육고기 베이스지만)
일단 정으로 시켜서 드셔보시고 육수를 조금 더 줄 수 있겠느냐 여쭈면 주전자에 따로 담아서 내어주시니 맛 보는것을 추천 드린다. 그렇게 먹으면 확실히 멸치베이스라는게 느껴지는데 비리지도 않고 어찌 이리 맛이 고운지..
결론
양양 송월 메밀국수는 아직 가보지 않았다면 꼭 가봐야 할 집이다. 미식의 수준이 있는 사람이건 자극적인걸 좋아하는 사람이건 관계없이 통하는 맛이 있달까. 식상하지만 재료와 정성일테다. 정말 식상하지만 그렇지 않고서 맛과 식당을 유지 하기는 힘들것이다. 이 말 또한 식상하겠지만 그 기본을 참 충실하게 유지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절로 들어 고개가 끄떡여지는 느낌.
누구나가 알지만 기본을 하기가 그리고 꾸준하기가 제일 힘든 법이다.
오래 오래 먹고싶다. 아직 맛보지 못한 사람 있다면 함께 가보도록 하자.
송월 메밀국수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동명로 282-4
매주 화요일 휴무
매주 수-월 오전 9시30분-오후 7시
브레이크 타임 없음
033-672-3696